기타썰

상업용 폰트 무단 사용 - 저작권 위반하면 어떻게 될까? 과태료 등 실수 경험담

잉여시민 2022. 1. 31. 17:22
반응형

바야흐로 2019년의 일입니다. 한 작은 회사에서 마케팅과 디자인 일을 겸하던 저는 한 폰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폰트를 사용했습니다. 라이선스(이하 '저작권') 범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다운을 받았고 다운이 바로 되니까 당연히 상업용으로도 쓸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래와 같은 메일을 받았습니다. (해당 폰트는 개인적 사용은 무료였고, 회사 홍보 등 상업용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폰트사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제휴된 법무법인이나 저작권관리팀이 수시로 이미지 모니터링합니다. 제가 제작한 이미지를 보니까 자사 폰트를 사용하기는 했는데 저희 브랜드로는 인증 이력이 조회되지 않으니 캡처를 하여 메일을 보낸 것입니다.

 

만약 외주 업체를 통해 제작한 경우라면 외주 업체에 저작권이 있다는 걸 증명하면 끝이지만 저의 경우에는 무지로 인해 비롯한 것이므로 그냥 폰트사 담당자에게 이실직고를 했습니다. 묵묵부답으로 나가면 법적인 절차로 나가지만, 먼저 합의를 하겠다고 하면 폰트 사용료를 내면 깔끔하게 끝납니다.

 

이렇게 합의를 하겠다고 하니 두 가지 선택지를 줍니다. 하나는 조금 더 비싸지만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패키지, 하나는 조금 저렴하지만 1년 기한이 있는 패키지입니다. 

 

 

당시 제가 다녔던 회사가 악덕이라 100만 원이나 되는 돈을 메꿔줄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제 돈으로 냈습니다. 이미 저작권 위반으로 찍혀서 폰트사에서 메일을 보낸 것이기 때문에 싹싹 빌어도 네고는 될 지언정 봐주지는 않습니다.

 

 

저의 실수였기에 한 푼이라도 저렴한 제안2로 결제하겠다고 답변했더니 개인 결제창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줬습니다. 이메일 본문 안에 있는 결제 경로로 들어가서 결제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부가세(VAT) 포함 99만 원을 6개월 할부로 결제했습니다. 사회초년생에게 99만 원은 큰돈이었는데 그나마 할부라서 살았습니다. 이때 당시에는 큰돈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더 큰돈을 잃어봐서 그런지 99만 원이 돈으로 안 보이네요 허허.

 

이렇게 합의 의사를 전달하고 돈을 결제하면 끝납니다. 폰트 사용기간이 1년이었는데 크게 데어서 그런지 1년 동안 이 폰트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회사를 퇴사하고, 다른 회사에 다니면서 한 동안 이 일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폰트사에서 메일이 왔길래 또 무슨 일인가 싶어 열어 보았더니 별 내용은 아니었고 돈을 더 내면 영구 사용하게 해 줄 테니 연장하라는 메일이 왔습니다.

 

 

음, 안 했습니다.

 

3줄 요약

1. 폰트 사용할 때 저작권 열 번 확인하자.

2. 걸리면 100만 원 과태료, 벌금, 사용료가 날아온다.

3. 네고는 해줄지언정 걸리면 절대로 안 봐주고, 버티면 법적분쟁까지 갈 수 있다.

 

* 2019년의 일로, 2022년에는 세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겠으나 걸려서 과태료, 벌금, 사용료 내는 건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응형